[조선일보] 푸르메 나눔치과서 의사 11명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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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2-20 11:32 조회 5,003 댓글 0본문
“장애인들 아픈 치아 우리가 책임집니다”
장애인 전용 ‘푸르메 나눔치과’서 의사 11명 구슬땀
진료비·보철 시술비, 일반 병원의 절반 수준
“환자와 충분한 대화 위해 1시간에 1명 진료”
진료비·보철 시술비, 일반 병원의 절반 수준
“환자와 충분한 대화 위해 1시간에 1명 진료”
최수현 기자 paul@chosun.com
입력 : 2007.08.03 00:13 / 수정 : 2007.08.03 07:28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푸르메 나눔치과’에 앞을 못 보는 정민철(가명·17)군이 엄마와 함께 들어섰다. 민철이는 양쪽 어금니와 앞니까지 10개의 치아가 심하게 썩어 있었지만, 지금까지 치료 받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엄마는 “진료비 걱정 때문에 ‘조금만 참으라’고 하다 이 지경을 만들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진료를 맡은 의사 박수연(26·여·연세수치과)씨는 치아 상태를 설명한 뒤, “진료비는 일반 치과의 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하자, 민철이 엄마는 연방 “고맙다”고 말했다.
푸르메 나눔치과는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만을 치료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푸르메재단이 만든 장애인 전용 치과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 재활병원을 추진하고 있는 복지법인이다. 그런 만큼 여기서 일하는 치과의사 11명은 전원 자원봉사자다. 기자재와 재료는 관련 업체들이 원가로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보철·임플란트 등의 시술을 받더라도 장애인들에게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일반 치과의 절반 가격이면 된다.
나눔치과에서 자원봉사하는 치과의사는 1주일에 한 번 3시간30분씩 돌아가며 진료를 한다. 전 서울대 치대 교수였던 장경수 원장(44·서울수치과)이 앞장서 후배와 제자 9명을 불러모았다. 박수연(경희대 치대 졸업)씨는 진료봉사를 하고 싶다며 병원으로 직접 찾아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병원의 오전이나 오후 진료시간을 포기하거나 휴일을 반납해가며 장애인 진료에 나섰다.
장애인을 위한 치과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올라왔다. 청각장애를 가진 유상진(가명·43)씨는 10년 만에 치과를 찾은 경우였다. “치아가 심하게 썩어서 뿌리밖에 남지 않았어요. 뽑아내고 임플란트를 하셔야 합니다.” 지상일 부원장(28·서울수치과)은 한 시간 동안 손에 볼펜을 쥐고 유씨와 글로 대화를 나눴다.
푸르메 나눔치과는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만을 치료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푸르메재단이 만든 장애인 전용 치과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 재활병원을 추진하고 있는 복지법인이다. 그런 만큼 여기서 일하는 치과의사 11명은 전원 자원봉사자다. 기자재와 재료는 관련 업체들이 원가로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보철·임플란트 등의 시술을 받더라도 장애인들에게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일반 치과의 절반 가격이면 된다.
나눔치과에서 자원봉사하는 치과의사는 1주일에 한 번 3시간30분씩 돌아가며 진료를 한다. 전 서울대 치대 교수였던 장경수 원장(44·서울수치과)이 앞장서 후배와 제자 9명을 불러모았다. 박수연(경희대 치대 졸업)씨는 진료봉사를 하고 싶다며 병원으로 직접 찾아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병원의 오전이나 오후 진료시간을 포기하거나 휴일을 반납해가며 장애인 진료에 나섰다.
장애인을 위한 치과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올라왔다. 청각장애를 가진 유상진(가명·43)씨는 10년 만에 치과를 찾은 경우였다. “치아가 심하게 썩어서 뿌리밖에 남지 않았어요. 뽑아내고 임플란트를 하셔야 합니다.” 지상일 부원장(28·서울수치과)은 한 시간 동안 손에 볼펜을 쥐고 유씨와 글로 대화를 나눴다.
- ▲ 지난 1일 서울 신교동 푸르메 나눔 치과에, 이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장애인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치과의사들이 모였다. 모두 11명이지만 이날은 5명만 모였다. 왼쪽부터 김상환 분당 이홈치과 원장, 장경수 서울수치과 원장, 이재용 분당 이홈 치과 원장, 박수연 수원 연세수치과 의사, 이동준 서울수치과 원장. /김보배 객원기자 iperry@chosun.com
장애인들도 처음 찾은 치과가 신기했지만, 의사들 역시 장애인 진료가 처음이었다. 지난달 31일 자폐를 앓고 있는 오승연(가명·12)군은 오른쪽 아랫니가 심하게 썩어 턱밑이 부어 오른 상태로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드릴 소리를 듣자마자 진료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도망쳐 버렸다. 간신히 달래 몇 시간 만에 다시 병원에 들어선 오군의 몸을 간호사와 엄마가 함께 붙들고 실랑이를 벌인 끝에 30분 만에 가까스로 치료를 마쳤다. 김상환 원장(35·분당이홈치과)은 “장애인 진료는 치과대학 교과과정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고 진료경험도 부족해, 어떻게 대해야 환자들이 편하게 느낄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나눔치과는 한 시간에 한 명씩만 진료예약을 받는다.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천천히 움직이며 편안하게 진료를 받고, 자세한 설명을 듣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재용 원장(35·이홈치과)은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눌 여유를 갖고 싶다는 모든 의사들의 꿈을 여기서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치과를 찾은 환자 수는 2일 현재 1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장애인들을 위한 혜택을 더 마련해야 하고 장애인용 특수 진료장비도 갖춰야 한다. 수천 만원에 달하는 장애인 특수 진료장비가 없어 지방에서 어렵게 찾아온 환자를 종합병원으로 보낸 일도 있었다. 이동준 원장(35·서울수치과)은 “좌절도 많지만, 아직은 시작이란 생각으로 마음을 달랜다”고 말했다.
후원문의 (02)720-7002/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801-098924(예금주 푸르메재단)
나눔치과는 한 시간에 한 명씩만 진료예약을 받는다.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천천히 움직이며 편안하게 진료를 받고, 자세한 설명을 듣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재용 원장(35·이홈치과)은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눌 여유를 갖고 싶다는 모든 의사들의 꿈을 여기서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치과를 찾은 환자 수는 2일 현재 1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장애인들을 위한 혜택을 더 마련해야 하고 장애인용 특수 진료장비도 갖춰야 한다. 수천 만원에 달하는 장애인 특수 진료장비가 없어 지방에서 어렵게 찾아온 환자를 종합병원으로 보낸 일도 있었다. 이동준 원장(35·서울수치과)은 “좌절도 많지만, 아직은 시작이란 생각으로 마음을 달랜다”고 말했다.
후원문의 (02)720-7002/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801-098924(예금주 푸르메재단)
- 푸르메 나눔치과 의사들이 장애인전문의원 설립 배경에 대해 말하고 있다./김보배 객원기자
2007년 8월 3일자 조선일보